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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제목 공기도시 Authentic City
전시기간 2023. 2. 1 ~ 2. 10
전시장소 갤러리 브레송 Gallery Bresson, Seoul
갤러리 주소 서울시 중구 퇴계로 163 B1(허주회관) 02)2269-2613
갤러리 홈페이지 http://gallerybresson.com
미국은 우리에게 참 가깝고도 먼 나라이다. 정치, 경제, 문화, 언어, 물리적 거리 모두 그렇다. 그래서 그 자체로 유토피아의 양면성을 잘 보여주는 듯하다. 안소현은 꽤 오랫동안, 간헐적으로 미국을 오가며 살기도 하고, 놀러도 가고, 일로도 간다. 그 경험들은 각각 다른 눈을 갖게 하고 사진 작가로서는 어떤 기본에 천착하게 하는 순간들을 마주하게 했을 것이다. 그 기본은, 대자연 속에 유럽의 전통과 미국의 새로운 양식과 정신이 결합된 무엇이다. 처음 방문한 사람이라면 크게 주목하지 않지만 이 도시의 뿌리와 줄기와 같은 풍경이다. 이것은 작가의 이번 전시 초대의 글을 통해 “엄청난 의미와 특별한 메세지는 없지만 여러분들은 아실 거라고 생각한다.”고 밝힌 점과도 맥이 닿는다. 어쩌면 작가는 점점 익숙해진 풍경을 자신의 색깔로 담았을 뿐이지만, 비슷한 경험이나 생각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라면 동의할 만한 것들이다. 도시들을 담았으니 문득 도시 생성의 필수 요건인 강을 끌어들여 이야기해볼 수도 있겠다. 작가가 도시의 강들을 찍은 것은 아니지만, 생경함조차도 목가적이고 익숙하게 담아낸 진정성이 어떻게 나왔을까 필자의 경험들을 떠올리며 비유적으로 유추해본 것이다. 가령 워싱턴 D.C.에 처음 갔을 때는 당연히 Capitol Hill과 Reflecting Pool이 눈에 들어오겠지만, Kennedy Center에서 포토맥 강을 바라보고 나면 상당히 많은 길과 빌딩들이 평등한 것처럼 느껴진다. 이것은 뉴욕의 허드슨 강, 보스톤의 찰스 강을 경험하면서도 비슷하게 겪는 변화이다. 그 이유는 불분명하지만, 아마도 강은 우리에게 도시 전체보다 기본적인 것이고, 명상과 환기를 불러일으키기 때문일 것이다. 작가는 ‘공기’에서 답을 찾기도 한다. 공기는 기본적으로 무색무취라고 하지만, 우리는 사실 공간마다 공기의 색과 향이 다른 것을 경험하곤 한다. 어떤 것은 과학적으로도 증명이 되지만, 어떤 것은 꼭 그렇지 않아도 여러 다른 요인들에 의해 다르게 느껴지는 것이다. 꼭 일조량, 온도, 습도 등을 열거하지 않아도, 우리는 그 공간들이 가지고 있는 공기의 느낌을 좋아하기도 하고 싫어하기도 한다. 작가는 추억할 만한 공기를 담아온 것이다. 그렇기에 굳이 자연을 많이 담지 않은 풍경에서도 그 도시 특유의 느낌은 관통되는 질감이 있는 것이고, 격납고인지 체육관인지 불분명하고 어느 대학의 어떤 홀인지 잘 몰라도, 계절감이 열려 있어도 그 공기의 질감으로서 그 순간, 그 도시의 진정성을 전달하는 데 부족함이 없다. 그러므로, 사진은 찍는 순간 과거가 되지만 그 포착했을 때의 현재성과, 보는 이에게 왠지 미래적인 느낌까지 주는 이번 연작의 시각적 즐거움과 시의성을, 여러분들은 잘 아실 거라고 생각한다.
  • ⓒ안소현 AN Sohyun
  • ⓒ안소현 AN Sohyun
  • ⓒ안소현 AN Sohyun
  • ⓒ안소현 AN Sohyun
  • ⓒ안소현 AN Sohyun
  • ⓒ안소현 AN Sohyun
  • ⓒ안소현 AN Sohyun

공기의 질감


미국은 우리에게 참 가깝고도 먼 나라이다. 정치, 경제, 문화, 언어, 물리적 거리 모두 그렇다. 그래서 그 자체로 유토피아의 양면성을 잘 보여주는 듯하다. 안소현은 꽤 오랫동안, 간헐적으로 미국을 오가며 살기도 하고, 놀러도 가고, 일로도 간다. 그 경험들은 각각 다른 눈을 갖게 하고 사진 작가로서는 어떤 기본에 천착하게 하는 순간들을 마주하게 했을 것이다. 그 기본은, 대자연 속에 유럽의 전통과 미국의 새로운 양식과 정신이 결합된 무엇이다. 처음 방문한 사람이라면 크게 주목하지 않지만 이 도시의 뿌리와 줄기와 같은 풍경이다.
이것은 작가의 이번 전시 초대의 글을 통해 “엄청난 의미와 특별한 메세지는 없지만 여러분들은 아실 거라고 생각한다.”고 밝힌 점과도 맥이 닿는다. 어쩌면 작가는 점점 익숙해진 풍경을 자신의 색깔로 담았을 뿐이지만, 비슷한 경험이나 생각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라면 동의할 만한 것들이다. 도시들을 담았으니 문득 도시 생성의 필수 요건인 강을 끌어들여 이야기해볼 수도 있겠다. 작가가 도시의 강들을 찍은 것은 아니지만, 생경함조차도 목가적이고 익숙하게 담아낸 진정성이 어떻게 나왔을까 필자의 경험들을 떠올리며 비유적으로 유추해본 것이다. 가령 워싱턴 D.C.에 처음 갔을 때는 당연히 Capitol Hill과 Reflecting Pool이 눈에 들어오겠지만, Kennedy Center에서 포토맥 강을 바라보고 나면 상당히 많은 길과 빌딩들이 평등한 것처럼 느껴진다. 이것은 뉴욕의 허드슨 강, 보스톤의 찰스 강을 경험하면서도 비슷하게 겪는 변화이다. 그 이유는 불분명하지만, 아마도 강은 우리에게 도시 전체보다 기본적인 것이고, 명상과 환기를 불러일으키기 때문일 것이다.
작가는 ‘공기’에서 답을 찾기도 한다. 공기는 기본적으로 무색무취라고 하지만, 우리는 사실 공간마다 공기의 색과 향이 다른 것을 경험하곤 한다. 어떤 것은 과학적으로도 증명이 되지만, 어떤 것은 꼭 그렇지 않아도 여러 다른 요인들에 의해 다르게 느껴지는 것이다. 꼭 일조량, 온도, 습도 등을 열거하지 않아도, 우리는 그 공간들이 가지고 있는 공기의 느낌을 좋아하기도 하고 싫어하기도 한다. 작가는 추억할 만한 공기를 담아온 것이다. 그렇기에 굳이 자연을 많이 담지 않은 풍경에서도 그 도시 특유의 느낌은 관통되는 질감이 있는 것이고, 격납고인지 체육관인지 불분명하고 어느 대학의 어떤 홀인지 잘 몰라도, 계절감이 열려 있어도 그 공기의 질감으로서 그 순간, 그 도시의 진정성을 전달하는 데 부족함이 없다. 그러므로, 사진은 찍는 순간 과거가 되지만 그 포착했을 때의 현재성과, 보는 이에게 왠지 미래적인 느낌까지 주는 이번 연작의 시각적 즐거움과 시의성을, 여러분들은 잘 아실 거라고 생각한다.

글/배민영(예술 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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