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인화(文人畵)는 떠오르는 시상(詩想)으로 그림을 그리고, 그 그림에서 풍겨나는 화의(畵意)로 시를 읊을 수 있는 호환성을 그 특징으로 하고 있다. 따라서 문인화는 정신의 미학(美學)이며, 뜻을 그려내는 사의(寫意)의 예술로 정의 되고 있다.
이러한 의미에서 “생각하는 사진(Thinking photo)”을 만들고자 할 때, 문인화는 사진소재로 더 없이 좋을 것으로 여겨졌다.
더욱이 나의 뜻을 풀어내어 내가 그린 문인화를 사진으로 이미지화하고, 그 속의 특정 부분을 내가 찍은 실제의 사진이미지와 만나게 하고 싶었다. 이처럼 같은 시각 이미지를 합쳐 문인화와 사진의 두 장르 간 가상과 실제의 경계를 허물고, 소통을 통한 새로운 “어울림의 멋(Harmony)”을 창출해 낸다는 것은 매우 의미 있는 일이기도 하였다.
오늘날 소통 부재의 시린 바람을 온 몸으로 받아내고 있지만 그 어떤 단절의 벽도 서로 마음을 열고 만난다면 소통의 바람 길이 열린다는 믿음으로 이 작업을 이어왔고 또 이어갈 것이다.
작품 마다 낙관을 하고 필요한 경우 화제(畵題)를 살렸다. 그러나 얻어진 결과물은 문인화가 아니라 문인화를 소재로 한 사진 작품임을 분명히 한다. 모든 작업은 컴퓨터 그래픽을 활용, 이미지를 재구성 하고, 프린트는 문인화이미지의 격을 높이기 위해 한지를 이용하였다.
박병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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