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학교미술관(관장 심상용)은 《뮈에인, 내 마음속의 오목렌즈》展을 2023년 1월 13일(금)부터 3월 5일(일)까지 개최한다.
전시는 1980년대, 90년대, 2000년대의 서울 재개발 예정지 곳곳을 담은 사진 196점으로 구성되었다. 촬영 시기로는 1982년 촬영한 김정일의 기억 풍경 연작 53점이 가장 앞선다. 그리고 80년대 중반 임정의의 사진 36점을 그의 방대한 아카이브에서 엄선하여 이 작업들을 전후한 그의 대표작 6점과 함께 선보인다. 최봉림의 1990년 봉천동 출사 작업 65점은 이번 전시를 통해서 대중에게 처음 공개된다. 김재경의 mute 연작32점은 1999년 세기말의 서울을, 또 그 후속 작업인 mute2 4점은 2000년대 서울의 시공간을 보여준다
서울대학교미술관(관장 심상용)은 《뮈에인, 내 마음속의 오목렌즈》展을 2023년 1월 13일(금)부터 3월 5일(일)까지 개최한다.
전시는 1980년대, 90년대, 2000년대의 서울 재개발 예정지 곳곳을 담은 사진 196점으로 구성되었다. 촬영 시기로는 1982년 촬영한 김정일의 기억 풍경 연작 53점이 가장 앞선다. 그리고 80년대 중반 임정의의 사진 36점을 그의 방대한 아카이브에서 엄선하여 이 작업들을 전후한 그의 대표작 6점과 함께 선보인다. 최봉림의 1990년 봉천동 출사 작업 65점은 이번 전시를 통해서 대중에게 처음 공개된다. 김재경의 mute 연작32점은 1999년 세기말의 서울을, 또 그 후속 작업인 mute2 4점은 2000년대 서울의 시공간을 보여준다
우리 사회는 개발지구 발표, 부동산 투기, 빈부의 격차 증대의 도시재개발을 거치며 공동체적 이웃 개념을잃어왔다. 공간을 보는 시선의 저온화, 삶의 장소를 ‘누추한 환경’이나 ‘저소득층의 주거’로 잘못 계층화하고, 기억에서 삭제하는 인지적 자학이 《뮈에인, 내마음 속의 오목렌즈》전이 마주하는 진실의 한 자락이다. 이렇게 삶의 장소를 자원과 재개발보다 하위에 둠으로써 한국인은 신적인 것, 곧 우리 삶의 뮈에인(myein), 곧 신성 하게 하기에서 분리되어 왔다고 할 수 있다. 《뮈에인, 내 마음속의 오목렌즈》전은 이제 과거에 대한 새로운 해석을 포함하는, 더 넓은 전망(展望)이 시야에 들어오는 것을 막는 근시안을 교정하기 위해, 우리 마음속 오목렌즈의 배율을 더 높게 하자고 제안하는 의미를 담고 있다.
상업광고 사진의 활황기 속에서도 카메라를 들고 일명 달동네를 홀로 촬영한 이 네 명의 사진가들의 작업은 과거에 대한 관습적인 노스탤지어 대신 시각적 명쾌함을 통한 우리 사회의 이 큰 이슈에 대한 주체적 사유를 불러일으킨다. 도시인구 비율이 곧 90%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되는 한국사회, 지금까지는 공간을 얻기위해 장소를 쉽게 없애버렸다면 이제 도시를 장소로 만들 실천적 삶이 필요하다.
전시 기간 중 일반인을 대상으로 예술일반, 다큐멘터리 사진, 사회학 관련 서울대학교 교수진이 공동으로 진행하는 전시연계 세미나도 열린다.
*뮈에인 Myein: ‘신성하게 하다’를 뜻하는 그리스어
잃어버린 기억, 잃어버린 신화
전시는 1980년대, 90년대, 2000년대의 서울 재개발 예정지 곳곳을 담은 사진 196점으로 구성되었다. 촬영 시기로는 1982년 촬영한 김정일의 기억 풍경 연작 53점이 가장 앞선다. 그리고 80년대 중반 임정의의 사진 36점을 그의 방대한 아카이브에서 엄선하여 이 작업들을 전후한 그의 대표작 6점과 함께 선보인다. 최봉림의 1990년 봉천동 출사 작업 65점은 이번 전시를 통해서 대중에게 처음 공개된다. 김재경의 mute 연작32점은 1999년 세기말의 서울을, 또 그 후속 작업인 mute2 4점은 2000년대 서울의 시공간을 보여준다
우리 사회는 개발지구 발표, 부동산 투기, 빈부의 격차 증대의 도시재개발을 거치며 공동체적 이웃 개념을잃어왔다. 공간을 보는 시선의 저온화, 삶의 장소를 ‘누추한 환경’이나 ‘저소득층의 주거’로 잘못 계층화하고, 기억에서 삭제하는 인지적 자학이 《뮈에인, 내마음 속의 오목렌즈》전이 마주하는 진실의 한 자락이다. 이렇게 삶의 장소를 자원과 재개발보다 하위에 둠으로써 한국인은 신적인 것, 곧 우리 삶의 뮈에인(myein), 곧 신성 하게 하기에서 분리되어 왔다고 할 수 있다. 《뮈에인, 내 마음속의 오목렌즈》전은 이제 과거에 대한 새로운 해석을 포함하는, 더 넓은 전망(展望)이 시야에 들어오는 것을 막는 근시안을 교정하기 위해, 우리 마음속 오목렌즈의 배율을 더 높게 하자고 제안하는 의미를 담고 있다.
상업광고 사진의 활황기 속에서도 카메라를 들고 일명 달동네를 홀로 촬영한 이 네 명의 사진가들의 작업은 과거에 대한 관습적인 노스탤지어 대신 시각적 명쾌함을 통한 우리 사회의 이 큰 이슈에 대한 주체적 사유를 불러일으킨다. 도시인구 비율이 곧 90%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되는 한국사회, 지금까지는 공간을 얻기위해 장소를 쉽게 없애버렸다면 이제 도시를 장소로 만들 실천적 삶이 필요하다.
전시 기간 중 일반인을 대상으로 예술일반, 다큐멘터리 사진, 사회학 관련 서울대학교 교수진이 공동으로 진행하는 전시연계 세미나도 열린다.
*뮈에인 Myein: ‘신성하게 하다’를 뜻하는 그리스어
잃어버린 기억, 잃어버린 신화
“불모지가 내 마음을 움직였다.” (이-푸 투안)
“불모지가 내 마음을 움직였다”고 지리심리학 분야의 개척자 이-푸 투안(Yi-Fu Tuan)이 말합니다. 이-푸 투안은 사막에서 “정신과 영혼의 관대함”을 마주했던 경험에 대해 들려줍니다. 한때 풍족함을 누리며 살았던 필리핀과 파나마 제도에 진동했던 “부패와 죽음의 냄새”와는 대조되는 순수와 영원의 느낌을 그는 사막에서 마주합니다. 나는 최봉림의 카메라에 담긴 상도동에서 봉천동으로 이어지는 달동네 능선에서 이-푸 투안이 사막에서 가졌던 것과 같은 것을 느낍니다. 사람에게 정과 사랑의 대상이자 기쁨과 확실성의 원천이 되는 삶의 터전으로서 공간에 대한 장소애(場所愛), 곧 토포필리아(Topophilia) 말입니다.
하지만 1960, 70년대 미국인들은 경관에서 경기 호황을, 장소에서 자원과 도시재개발을 보았고, 그때부터 토포필리아는 빠르게 사라져갔습니다. 한국인들도 삶의 터전을 시(詩), 이웃, 놀이, 기쁨, 순수로부터 떼어내는 슬픈 연대기에 가담했습니다. 임정의는 “나의 삶 이상으로 이웃의 삶을 바라보는 방법으로서의 사진”을 선언합니다. 그 이웃이 겪게 될 운명이 김정일 사진의 미학적 막을 형성합니다. 1982년 그러니까 40여 개의 개발지구가 발표되던 그해, 미증유의 부동산 투기가 시작되었고 빈부의 격차가 통제불능으로 벌어지기 시작했습니다. 가까이에서 삶이라는 시간과 공간의 특정한 양태를 공유했던 사람들의 공동체인 이웃의 개념은 도시재개발의 명분 아래 소멸의 과정에 들어섰습니다. 공간을 보는 시선의 저온화, 인식의 저하가 그 뒤를 이어 야기되었습니다. 장소를 ‘누추한 환경’이나 ‘저소득층의 주거’로 잘못 계층화하고, 기억에서 삭제하는 인지적 자학이 사회 전 분야로 확산되었습니다.(김재경) 인간이 땅과 맺는 관계는 분열적이고 폭력적인 것이 되었습니다. 이것이 《뮈에인, 내마음속의 오목렌즈》전이 마주하는 진실의 한 자락입니다.
우리가 휴식을 노동보다 하위에 둔다면, 우리는 신적인 것을 놓치게 됩니다.”(한병철) 삶의 장소를 자원과 재개발보다 하위에 두는 것, 고통-가난을 포함하는-을 물질적 풍요의 하위에 두는 것도 다르지 않습니다. 그렇게 함으로써 한국인은 신적인 것, 곧 우리 삶의 뮈에인(myein), 곧 신성하게 하기에서 분리되어 왔습니다.
“개발과 배움이 어느 한 방향으로만 일어나도록 해서는 안 된다”(달라이 라마)
“개발과 배움이 어느 한 방향으로만 일어나도록 해서는 안 된다”고 달라이 라마(taa-la’i bla-ma)는 권합니다. 무언가 크게 잘못되어가고 있음에 대한 진단입니다. 우리는 우리 자신이 지금 어디에 있는지, 어디로 가는지에 대해 질문해야 합니다. 근시안으로는 그런 작업에 임할 수 없습니다. 과거에 대한 새로운 해석을 포함하는, 멀리 내다보는 인식이 어느 때보다 필요합니다. 더 넓은 전망(展望)이 시야에 들어오는 것을 막는 근시안을 교정하기 위해, 우리 마음속 오목렌즈의 배율을 더 높여야 합니다. 과거로부터 배우는 길과 미래로 나아가는 길은 같은 길입니다. 이 신성한 앎의 길에서 《뮈에인, 내 마음속의 오목렌즈》전에 할당된 작은 몫이 있기를 기대합니다.
함께 해주신 김정일, 김재경, 임정의, 최봉림 작가에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심상용
서울대학교미술관 관장
“불모지가 내 마음을 움직였다”고 지리심리학 분야의 개척자 이-푸 투안(Yi-Fu Tuan)이 말합니다. 이-푸 투안은 사막에서 “정신과 영혼의 관대함”을 마주했던 경험에 대해 들려줍니다. 한때 풍족함을 누리며 살았던 필리핀과 파나마 제도에 진동했던 “부패와 죽음의 냄새”와는 대조되는 순수와 영원의 느낌을 그는 사막에서 마주합니다. 나는 최봉림의 카메라에 담긴 상도동에서 봉천동으로 이어지는 달동네 능선에서 이-푸 투안이 사막에서 가졌던 것과 같은 것을 느낍니다. 사람에게 정과 사랑의 대상이자 기쁨과 확실성의 원천이 되는 삶의 터전으로서 공간에 대한 장소애(場所愛), 곧 토포필리아(Topophilia) 말입니다.
하지만 1960, 70년대 미국인들은 경관에서 경기 호황을, 장소에서 자원과 도시재개발을 보았고, 그때부터 토포필리아는 빠르게 사라져갔습니다. 한국인들도 삶의 터전을 시(詩), 이웃, 놀이, 기쁨, 순수로부터 떼어내는 슬픈 연대기에 가담했습니다. 임정의는 “나의 삶 이상으로 이웃의 삶을 바라보는 방법으로서의 사진”을 선언합니다. 그 이웃이 겪게 될 운명이 김정일 사진의 미학적 막을 형성합니다. 1982년 그러니까 40여 개의 개발지구가 발표되던 그해, 미증유의 부동산 투기가 시작되었고 빈부의 격차가 통제불능으로 벌어지기 시작했습니다. 가까이에서 삶이라는 시간과 공간의 특정한 양태를 공유했던 사람들의 공동체인 이웃의 개념은 도시재개발의 명분 아래 소멸의 과정에 들어섰습니다. 공간을 보는 시선의 저온화, 인식의 저하가 그 뒤를 이어 야기되었습니다. 장소를 ‘누추한 환경’이나 ‘저소득층의 주거’로 잘못 계층화하고, 기억에서 삭제하는 인지적 자학이 사회 전 분야로 확산되었습니다.(김재경) 인간이 땅과 맺는 관계는 분열적이고 폭력적인 것이 되었습니다. 이것이 《뮈에인, 내마음속의 오목렌즈》전이 마주하는 진실의 한 자락입니다.
우리가 휴식을 노동보다 하위에 둔다면, 우리는 신적인 것을 놓치게 됩니다.”(한병철) 삶의 장소를 자원과 재개발보다 하위에 두는 것, 고통-가난을 포함하는-을 물질적 풍요의 하위에 두는 것도 다르지 않습니다. 그렇게 함으로써 한국인은 신적인 것, 곧 우리 삶의 뮈에인(myein), 곧 신성하게 하기에서 분리되어 왔습니다.
“개발과 배움이 어느 한 방향으로만 일어나도록 해서는 안 된다”(달라이 라마)
“개발과 배움이 어느 한 방향으로만 일어나도록 해서는 안 된다”고 달라이 라마(taa-la’i bla-ma)는 권합니다. 무언가 크게 잘못되어가고 있음에 대한 진단입니다. 우리는 우리 자신이 지금 어디에 있는지, 어디로 가는지에 대해 질문해야 합니다. 근시안으로는 그런 작업에 임할 수 없습니다. 과거에 대한 새로운 해석을 포함하는, 멀리 내다보는 인식이 어느 때보다 필요합니다. 더 넓은 전망(展望)이 시야에 들어오는 것을 막는 근시안을 교정하기 위해, 우리 마음속 오목렌즈의 배율을 더 높여야 합니다. 과거로부터 배우는 길과 미래로 나아가는 길은 같은 길입니다. 이 신성한 앎의 길에서 《뮈에인, 내 마음속의 오목렌즈》전에 할당된 작은 몫이 있기를 기대합니다.
함께 해주신 김정일, 김재경, 임정의, 최봉림 작가에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심상용
서울대학교미술관 관장
■ 전시연계 세미나
일시: 2023.2.17.(금) 15:00-16:30
장소: 서울대학교미술관
발표자: 심상용 서울대학교미술관 관장, 박상우 서울대학교 미학과 교수, 김홍중 서울대학교 사회학과 교수
Website: www.snumoa.org
Instagram: www.instagram.com/snu.moa
Facebook: www.facebook.com/snu.moa
Videos(YouTube): www.youtube.com/@snumoa
일시: 2023.2.17.(금) 15:00-16:30
장소: 서울대학교미술관
발표자: 심상용 서울대학교미술관 관장, 박상우 서울대학교 미학과 교수, 김홍중 서울대학교 사회학과 교수
Website: www.snumoa.org
Instagram: www.instagram.com/snu.moa
Facebook: www.facebook.com/snu.moa
Videos(YouTube): www.youtube.com/@snumoa
김정일 (KIM Jungil, b.1956-)
사진가 김정일은 1956년 서울에서 태어나 1984년 중앙대학교 사진학과를 졸업했다. 졸업과 동시에 KBS미디어 출판부에 입사하여 출판사진 팀장, 문화사업부 교육팀장 등을 거쳐 2014년 정년퇴임 하였다. 2015년 11월 눈빛 출판사에서 사진집 『기억의 풍경』을 내고, 한국포토그래퍼 갤러리에서 같은 주제로 전시회를 가졌으며, 현재 사진 아카데미 ‘안국동 밝은방’을 운영하고 있다.
“1982년 어느 날 신문 지면에, 지금으로 말하면 주거환경을 개선하기 위한 40여 개의 개발지구가 발표됐다. 투기의 시작이며 빈부의 격차가 벌어지기 시작한 시발점이다. 이 신문 쪽지를 가지고 한 군데씩 지워가며 촬영을 다녔다. ‘사실성 기록성.’ 사진을 시작할 때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듣던 소리다. 진실, 기록, 재현, 소외... 늘 내 머리에 있던 단어들이다.”_ 작가노트
최봉림 (CHOI Bom, b.1959-)
한국 외국어대학 불어과 학사 및 서울대학교 불문학과 석사 졸업 후 파리1대학 미술사학 박사 학위를 취득하였고 현재 뮤지엄한미 연구소 소장이다. 2006년 첫 개인전 이래 《랜드마크: 도시의 찬란한 꿈》 (63스카이아트미술관, 2015) 등 다수의 개인전 및 기획전 참여와 《숨은 사진 찾기》(동덕아트갤러리,2007) 등의 전시 기획 활동을 해 왔다. 작품이 국립현대미술관과 뮤지엄한미에 소장되어 있다. 저서 『서양 사진사 32장면』, 역서 『사진, 인덱스, 현대미술』(로잘린드 크라우스 저) 등 여러 편을 출간했다.
“1989년 봄, 나는 사진가가 되기 위한 훈련의 무대로 동작구 상도동 종점에서 관악구 봉천동 끝으로 이어지는 달동네 능선을 택했다. ... 아마도 가장 절실한 이유는 좋은 사진가가 되기 위해서는 비근한 일상에서도 사진의 소재를 찾고 그것을 실수 없이 포착해야 하는 능력을 갖춰야 한다는 생각 때문이었던 같다. 그래서 그곳을 2년 동안 쉬지 않고 기웃거렸다. ... .자아를 향하지 않는 의식, 바깥만을 살피는 시선, 노출과 초점에 실패하지 않으려는 노력이 자의식의 과잉, 병약한 감수성을 치유하는 듯했다. 달동네의 표정과 움직임 그리고 그곳의 하찮은 사건들이 카메라를 든 나의 모든 관심사였다.” _작가노트
김재경 (KIM Jae-Kyeong, b.1958-)
1994년 첫 개인전 《건축사진》 이래로 《리얼-리얼시티》(아르코미술관, 2019) 등 다수의 개인전 및 기획전에 참여 했으며 1998년 월간 「POAR」가 꼽은 ‘11인의 주목받은 건축인’, 2003년 한미문화예술재단에서 주는 ‘올해의 작가상’을 수상한 바 있다. 현재 건축잡지 격월간 『와이드AR』 사진총괄 부편집인을 맡고 있다. 저서로 사진집 『자연과 건축』, 『mute』, 『mute 2: 봉인된 시간』, 『건축사진의 비밀』(공저), 에세이집 『셧 클락 건축을 품다』 등이 있다.
“지금까지 휘둘린 우리의 주거, 도시환경처럼 그것이 외양에만 그치는 것은 판타지와 스펙타클의 사회를 가속화 하는 일이다. 이런 사회의 공기감은 누추한 것을 바라보지 못하여 현실에서 지워버리고 싶은 충동을 떨쳐내기 어려울 것이다. ‘진실은 바로 시민들이 표출한 일상적 환경’이며, 그 일상 사물에 대한 조르주 페렉의 집요한 묘사” 우리가 살면서 너무 익숙해 보지 못하는 것, 바로 곁에 있기 때문에 보지 못하는 것들에 대한 진술“은 우리가 외면하는 현실을 바라보게 한다. 그런 점에서 건축을 표상, 소비하는 이미지(건축사진)는 생물학적(도시적) 건축이 짊어질 수밖에 없는 혐의에서 결코 자유로울 수 없을 것이다. ”_작가노트
임정의 (LIM Chung Eui, b.1944-)
조부 임석제, 부 임인식으로 사진가 집안에서 태어났으며 자 임준영에 이르기까지 4대에 걸쳐 사진을 하고 있다. 건축사진가로 국내외 건축도시 다큐멘터리 사진을 찍고 있다. 1970년부터 신문, 방송 보도사진을 하다가 1975년 공간 사진부장을 거쳐 현재 청암아카이브와 청암사진연구소를 운영하고 있다. 1997년 제2회 광주비엔날레에 초대작가로 참가하였으며, 국립아시아문화전당 아시아사진가 인물아카이브에 생애사 구술 기록이 영구 소장되어 있다. 『임정의 포토그라피1』, 『르 코르뷔제를 보다』, 『한국의 공간』 등 다수의 출간물이 있다.
“1980년대부터 30여 년간 나는 건축학과에서 후학들을 가르쳤다. 달동네를 사진으로 찍어 오라는 과제를 내주면 서 학생들의 시선이 참 궁금해졌다... 나는 자신의 삶보다 내 이웃의 삶을 깊이 바라볼 줄 아는 것을 기대했었다. 어떤 학생들은 마을의 입구에서 찍어왔고 어떤 학생들은 마을의 꼭대기까지 올라가 사진을 찍어왔다. 사진을 찍는 사람의 각도와 피사체의 구도를 어떻게 바라보느냐에 따라 참으로 다른 결과를 가져온다. 인간은 어디에 살든 그것이 행복과 불행을 좌우하지 않는다. 주거는 하나의 형태일 뿐 인간의 속성을 바꾸지 않는다. ”_작가노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