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새로운 사진잡지 <보스토크 VOSTOK> 편집장 박지수 입니다.
지난 여름부터 창간을 준비했고, 11월 말에 창간호를 내놓을 예정입니다.
창간호를 잘 생기게 만들어 내놓은 뒤, 그 결과물을 여러분들이 선택해주기를
기다려야 하는 게 마땅하다는 걸 압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잡지를 내놓기도 전에
불쑥 메일로 인사를 드리는 건, 인내심을 가지고 기다리기에는 저희 형편이 그다지
넉넉하지 못한 탓입니다.
또한 무엇보다 그동안 세 곳의 사진잡지(월간사진 / VON / 포토닷)에서 일하며,
나름 매달 치열하게 마감에 임했지만 막상 결과물이 나오면 그저 독자들이 많이
선택해주기를 기다릴 수밖에 없었던 무력감이 떠올랐기 때문입니다. 그 무력감은
독자들이 많이 선택해주지 않는다는 현실 앞에 절망감으로 바뀌곤 했습니다.
그러나 이제와 생각해보면 과연 제가 만들었던 사진잡지는, 우리 안에서 사진잡지는
과연 독자들의 선택을 받기 위해 그들에게 얼마나 복무했는지 의문이 생깁니다.
간혹 독자보다는 광고주를 위해, 또는 몇몇 특정인들의 소식을 전하기 위해
움직이지 않았는지 반성해봅니다.
미천한 경력이지만 마냥 많이 사주기를, 마냥 광고가 들어오기를 기다리다 쪼그라들고
좌초하는 잡지의 운명을 직접 목격하고 또 경험하였습니다. 한 때는 책 1권 사서 보지
않는다고 불평과 원망을 늘어놓기도 했지만, 결국 모든 원인은 일차적으로 만드는
사람 즉, 제 자신에게 있었다는 걸 이제야 어렴풋이 알 것 같습니다.
결국, 독자들을 적극적으로 만날 준비가 안 된 잡지가, 그들에게 복무할 의지가 없는 잡지가
현실에서 살아남지도 못하고, 독자의 기억에도 흔적조차 남기지 못한다는 걸 뒤늦게
알게 되었습니다. 또한 그 준비와 의지는 결국 독자를 위한 컨텐츠를 만들 능력과 태도라는
사실을 실감하고 있습니다.
<보스토크 VOSTOK>는 지난 여름과 가을 동안 그 준비와 의지를 다지는데 꽤 많은 노력을
해왔습니다. 그런 과정을 거쳤음에도 불구하고, 창간호가 얼마나 흡족할 만한 결과물로 결실을
맺을지는 불확실합니다. 그러나 분명한 건, <보스토크 VOSTOK>는 적극적으로 독자를 만나고 싶고,
그들에게 복무하고자 하는 사진잡지라는 사실입니다. 관심을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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