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으로 꿈꾸는 모든 대학생들의 열린 희망 <2014 미래작가상> 수상자 발표
박건희문화재단과 캐논코리아컨슈머이미징㈜은 지난 14일, 삼성동 캐논코리아 본사에서 '2014 미래작가상' 수상자들의 시상식을 개최했다. 수상자에게는 Canon EOS 6D, EF 24-105mm f/4L IS USM와 상장 및 상패를 수여하였다. 지난 2007년 캐논장학생을 시작으로 벌써 8회째의 역사를 가진 '미래작가상'은 그 동안 사진가로서 탁월한 창의성과 잠재력을 가진 대학생 33명을 선발하고 지원했다.
‘2014 미래작가상’에는 뛰어난 기량을 가진 104명의 대학생들이 작품을 출품했으며, 이 중 창의성, 작업에 대한 진지한 태도, 발전 가능성에 초점을 맞춰 공정하고 엄격한 심사를 진행하여 3명의 수상자를 선정했다.
1. 수상자
- 강예제 (경일대학교 사진영상학부 3학년)
: 고아(GO A)
- 강응규 (순천대학교 인문예술대학 사진예술학과 4학년) : 학교(School)
- 조승현 (경일대학교 사진영상학부 3학년) : 박제 아닌 박제
2. 심사위원 및 지원사항
▸ 공모대상 : 전국 대학생
▸ 총응모자 : 104명
▸ 심사위원 : 이사빈(국립현대미술관 큐레이터), 이상일(사진가, 고은사진미술관 관장),
최광호(사진가), 고영준(캐논코리아컨슈머이미징(주) 프로솔루션파트 차장),
박영미(박건희문화재단 학예실장)
▸ 수상자 지원사항
- 3인을 선정하여 Canon EOS 6D와 EF 24-105mm f/4L IS USM을 각 수상자에게 수여
- 전문 사진가에 의한 1:1 튜터링 및 마스터 튜터링 기회 제공
마스터 튜터 : 구본창(사진가, 박건희문화재단 이사장)
이론 튜터 : 박영미(박건희문화재단 학예실장)
1 : 1 튜터 : 구성수(사진가), 정희승(사진가), 최광호(사진가)
- 전시회 개최 및 작품집 출판(2014년 12월 예정)
▸ 2014 미래작가상 시상식
- 2014년 8월 14일(목) 오전11시
- 캐논코리아컨슈머이미징㈜ 대회의실
3. 대표 심사평
2014 미래작가상 심사는 사진가를 꿈꾸는 대학생들의 작업 수준을 한 눈에 가늠할 수 있고 그들의 작품을 통해 우리 젊은이들의 생각과 고민을 대면할 수 있는 특별한 시간이었다. 심사과정은 1차로 심사위원 각자가 우수 포트폴리오를 추천하고 이 명단에 의거하여 공통으로 추천된 포트폴리오들이 2차 심사의 대상이 된다. 2차 심사에서 모든 심사위원들의 토론을 거쳐 전원 합의하에 최종 수상자를 선정하게 된다.
강예제의 <고아>는 사진 한 장 한 장에 단편 영화 한편의 모든 이야기를 담은 것 같은 집중력이 돋보였다. 의자라는 소도구를 반복적으로 이용하여 정체성에 대한 물음을 던지 이 포트폴리오는 전체적인 구성이 하나의 맥을 정확히 집고 있어서 이야기하고자 하는 바를 명확하게 드러내고 있다.
강응규의 <학교>는 기발한 상상력과 독특한 창의력을 강요하는 현대예술계에서 점점 뒷전으로 밀리는 소박한 사진다움을 보여준다. 누구나 공유할 수 있는 학교라는 평범한 이야기를 있는 그대로의 자연스러운 시각으로 표현하면서도 사진적인 기술적 완성도가 포트폴리오의 구성을 탄탄하게 마무리해주었다.
조승현의 <박제 아닌 박제>에서는 무엇보다도 시각적 세련됨이 사진을 보는 즐거움을 안겨준다. 박제와 살아있는 동물들 그리고 현실과 허구의 공간을 넘나들며 만들어낸 스토리에 안정적 구도와 색감 그리고 다채로운 상황 설정이 조화로운 포트폴리오였다.
미래작가상에 응모한 104명의 우리 대학생들에게 감사하며, 수상 결과에 실망하지 말고 꾸준하게 본인의 작업을 이어나가기를 당부한다. 작가는 시작도 끝도 없는 긴 시간을 묵묵히 홀로 걸어가야 하는 완성될 수 없는 존재일 것이다. 그리고 우리의 존경받은 선배 사진가들도 이런 안타까운 시간들을 수없이 경험했음을 알려주고 싶다.
2014. 8 박영미 (박건희문화재단 학예실장)
4. 수상자 작가노트
4-1. 강예제 (경일대학교 사진영상학부 3학년) : 고아(GO A)
나는 고아 다.
나는 혼잔데
나는 아픈데, 당신은 모른다.
이 세상 아무도 모른다.
많은 사람들 중에 하필 날까, 왜,
부모님의 이혼, 흩어진 가족,
날 향한 손길 느껴지지 않는다. 따뜻한 사랑 웃기지도 않는다.
행복한 밥상 앞에서 목이 매인다.
진실 된 통곡 속에 그들이 돌아올 수 있다면,
수백, 수천 번을 토해낸다.
다른 이들이 환하게 웃고 있는 게, 날 화나게 한다.
차가워진 나의 모습에 힘들면 아프다 말하라 한다.
하지만, 가족이란 단어가 나오기 전에 입술을 깨문다.
엄마는 참고 살았다. 하지만, 지지 않았다.
아빠의 넓었던 어깨는 나보다 작아졌다.
이등병 시절
군대 전화박스 안에 울리던 여 동생의 눈물 섞인 목소리가 들려온다.
고개를 숙인 나의 초라한 모습도 보인다.
난 지쳤다.
나에게는 세상이 흑백이다.
앉고 싶지만 앉을 수 없는“의자”를 바라보며
외로이 남겨진 모습을 철저히 숨겼지만, 담아두니 외로움이란 놈을 알게 되었다.
이제는 털어보련다.
나만의 방식으로,
그대들에게, 모든 이에게 처음으로 알려본다.
말이 두렵기에 글을 쓰듯,
난 사진으로 담았다.
다행이다. 나에게 사진이라는 나만의 세계가 있다는 것이,
이제는 아빠 앞에서도 담배를 물게 된다.
쭈그려 앉아 보기 흉해도 웃음꽃을 피운다.
이 순간에도 가슴이 미어진다.
그때의 가족이 그립다.
4-2. 강응규 (순천대학교 인문예술대학 사진예술학과 4학년) : 학교(School)
인생의 일할을
나는 학교에서 배웠지
아마 그랬을 거야
매 맞고 침묵하는 법과
시기와 질투를 키우는 법
그리고 타인과 나를 끊임없이 비교하는 법과
경멸하는 자를
짐짓 존경하는 법
그 중에서도 내가 살아가는데
가장 도움을 준 것은
그런 많은 법들 앞에 내 상상력을 최대한 굴복시키는 법.
학교에서 배운 것 – 유하
2013년 가을, 우연치 않게 들어선 교정에서 낯설었지만 낯익은 공간 속에서 무언가 알 수 없는 먹먹함이 가슴 깊이 밀려들었고 이윽고 무거운 눈물 한 방울이 흘러내렸다. 그 공간이 무엇이기에 나에게 이런 감정이 생기게 되었을까? 라는 의문에서 나는 사진기를 들게 되었다.
나의 학창시절. 아침에 졸린 눈 부비며 일어나 씻고 옷 입고 어머니의 배웅을 받으며 대문 밖을 나서는 일이 무슨 이유에서였는지 알지 못한 채, 다람쥐 쳇바퀴 돌 듯 무슨 내용인지 모를 내용의 책들을 가방에 넣은 채 커다랗고 네모난 공간을 오가던 일들의 반복. 어려서부터 그렇게 해왔던 것들. 그냥 그렇게 당연했던 일 들 이였다. 그 작은 세상 속에서 지루하지만 익숙해 왔던 시간들이 흘러가는 일에 무뎌져 아무 감정을 느낄 수 없었다. 아침부터 저녁까지 시간 죽이기. 그 속에서의 나는 배움의 기쁨과 참 의미를 알 수 없는 괴롬 받는 학생 이였다.
학교란 무엇일까.. 초등학교 6년, 중학교 3년, 고등학교 3년 도합 12년이라는 엄청나게 긴 시간 동안 가장 아름다울 나이에 나는 무엇을 배우고 있던 것 일까? 무엇을 전공해야 할지도 모르는 채 배우는 숫자들. 도대체 누가 세워 놓은 지도 모를 가치판단의 기준들 아래에서 평가 되어지고, 판단되어지는 내 모습들. 나라는 존재를 알아주지 못하는 학교라는 그 공간 속에서 나는 외로웠다. 슬펐다.
제도권 교육의 피해자. 그러나 어디 가서 하소연 할 곳 없는 현실. 10년이 지난 지금 다시 한 번 그 공간으로 돌아가 내 사진기에 담고 싶다. 그 공간에서 내가 느꼈던 감정이 직접적인 메시지로 전해지기 보다는 무언가의 느낌과 감정들로 환유되기를 바란다.
4-3. 조승현 (경일대학교 사진영상학부 3학년) : 박제 아닌 박제
공간에 대한 연구는 새로운 이미지를 조합하고 동시에 얽히고설킨 과거와 현재가 이어지는 역사의 현장과 문화의 흐름들을 고스란히 담아낸다고 생각한다. 여기서 현실은 '재현된 현실' 즉, 전적으로 구성되고 연출되어 나타난 현실이라고 생각한다.
사진적 형태를 갖추고 있으면 사진의 하나로 보면 문제가 없고 표현영역이 더 넓어져 사진의 목록이 늘어나고 있는 것처럼, 사진이라는 광화학적 재현이 보증하는 사물의 정체성, 현실의 경계선을 지워버리고, 무의식의 충동을 사각의 인화지 위에 나타내고 싶었다.
인지할 수 있는 현실의 대상들을 예측할 수 없는 방식으로 용해하는 기법들을 통해 근대적 이성과 의식에 억압된 내면의 무의식 등을 표현하고 싶었으며, 이를 바탕으로 디지털시대의 가상의 공간을 구분하는 경계가 모호해진 점을 박제된 동물과 실제 동물을 통해 이미지를 다듬고 내가 경험한 가장 가까운 정서적 느낌으로 나타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