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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ookang Kim 김수강
    Bojagi 001 2004 Gum Bichromate Print 60X50 cm, Edition of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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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ojagi 002 2004 Gum Bichromate Print 60X50 cm, Edition of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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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ojagi 003 2004 Gum Bichromate Print 60X50 cm, Edition of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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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ojagi 004 2004 Gum Bichromate Print 60X50 cm, Edition of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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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ojagi 005 2004 Gum Bichromate Print 60X50 cm, Edition of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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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ojagi 006 2004 Gum Bichromate Print 60X50 cm, Edition of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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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ojagi 007 2004 Gum Bichromate Print 60X50 cm, Edition of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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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ojagi 008 2004 Gum Bichromate Print 60X50 cm, Edition of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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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ojagi 009 2004 Gum Bichromate Print 60X50 cm, Edition of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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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ojagi 010 2004 Gum Bichromate Print 60X50 cm, Edition of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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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ojagi 011 2004 Gum Bichromate Print 60X50 cm, Edition of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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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ojagi 012 2004 Gum Bichromate Print 60X50 cm, Edition of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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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ojagi 013 2004 Gum Bichromate Print 60X50 cm, Edition of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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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ojagi 014 2004 Gum Bichromate Print 60X50 cm, Edition of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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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ojagi 015 2004 Gum Bichromate Print 60X50 cm, Edition of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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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ojagi 016 2004 Gum Bichromate Print 60X50 cm, Edition of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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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ojagi 017 2004 Gum Bichromate Print 60X50 cm, Edition of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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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ojagi 018 2004 Gum Bichromate Print 60X50 cm, Edition of 5
  • ⓒSookang Kim 김수강
    Bojagi 019 2004 Gum Bichromate Print 60X50 cm, Edition of 5
  • ⓒSookang Kim 김수강
    Bojagi 020 2004 Gum Bichromate Print 60X50 cm, Edition of 5
Sookang Kim readily acknowledges that her subject matter is insignificant. Yet this is precisely what attracts her to the objects she photographs. She is not interested in things that already matter, that are perceived as important or profound. Instead, she is intrigued by the challenge of the mundane: how to turn a trivial object into something compelling; how to give it vitality and meaning. In some ways, working with existing objects is more straight-forward than starting with a blank slate, yet it also imposes limitations. Kim must re-imagine the object as something new and at the same time take into account all of its inherent physical constraints and cognitive associations. It is a complex puzzle of transformation. Kim undertakes this transformation in large part through a difficult photographic process—gum bichromate printing—that was used in the 19th century. In this process, the image is built up through many applications of photographic chemistry on non-photographic paper. In essence, the object is reconstructed, layer upon layer; its form remains intact, but its essential nature is altered. Ultimately, through Kim’s thoughtful reconsidering and reworking, the mundane becomes the sublime.

Martin H. McNamara (Director, Gallery 339, Philadelphia PA)
From the introduction of ‘Stones and Vessels' exhibition.

김수강의 소재들은 사소한 사물들이다 그런데 이 점이 그녀가 사진을 찍을 때 매력적으로 여기는 것들이다. 그녀는 이미 중요하거나 심오한 대상들에는 관심이 없고 평범한 것들에 매료된다. 사소한 대상을 주목할 만한 어떤 것으로 변화시키는 것, 그것들에게 생명력과 의미를 부여하는 것에 끌리고 있는 것이다. 김수강의 소재들은 미미하고 중요하지 않은 것들이다. 어떤 의미에서, 이미 존재하는 대상물로 작업한다는 것은 빈 공간에서 시작하는 것보다 솔직할 수 있지만 동시에 어떤 제한점을 부여하는 것이다. 김수강은 대상을 보이는 그대로 받아들임과 동시에 새로운 어떤 것으로 다시 상상해야하는 것이다. 그것은 변형의 복잡한 퍼즐게임이다. 김수강은 이와 같은 변형을 어렵고 복잡한 19세기 인화방법을 통해서 많은 부분 이루어내고 있다. 여러 층의 이미지를 쌓아올리는 과정에서 대상은 재조립되고, 그 형태는 원래대로 남아있으나 그 본질은 변화하게 된다. 작가의 눈과 손을 통해 보여지고 다듬어진 대상은 평범함을 벗고 숭고함을 입는다. 그녀의 ‘돌멩이 연작’에서 작가는 평범히 보아 넘길만한 대상들을 미묘하고 복잡한 모습으로 변모시켰다. 여기서 그녀는 색의 사용을 절제하고 대상의 형태 자체와 그 대상간의 조화에 더 집중하고 있다.

마틴 맥나마라 (339 갤러리 관장, 필라델피아)
2008년 ‘Stones and Vessels' 개인전 전시서문에서

존재를 쓰다듬는 손
김수강은 세상의 작은 사물들과 조우한 기억, 그 만남을 사진의 갈피 안에 품는다. 그것은 일회적인 삶의 흐름 속에서 스쳐 지나가는 그 모든 것들을 안쓰럽게 바라보는 자의 눈망울 속에 잠긴 풍경이다. 일상이 소요와 산책, 관찰과 느릿한 시선들의 산책 속에서 겨우 건져 올려진 것들이다. 그 풍경은 고독하고 다소 아련하다. 작고 소소하지만 우리네 일상 속에서 함께 하고 있는 대상들을 적막하게 떠올려 보여준다. 우리는 늘상 그 대상들을 보았지만 단 한번도 그것 자체를 하나의 고귀한 존재로 바라보지는 않았던 것 같다. 그러니까 김수강의 사진은 새삼 우리가 보고 접해왔던 이 세상의 모든 사물들을 다시 보게 하고 다시 느끼게 하는 매력이 있다. 오로지 사진만이 한 사물, 대상을 그토록 오랫동안 응시하게 해주는 힘이 있음을 그녀의 사진은 탁월하게 증거한다. 인간중심주의적 세계관 아래 도구화되거나 사물화 된 대상들을 홀연 단독으로 위치시켜 그 사물에 부여된 선험적인 인식이나 관계의 끈들을 끊어내고 오로지 그것 자체만을 주의 깊게 들여다보게 하는 배려가 있다.

정지된 시간 속에, 막막한 공간 속에 홀로 남아 관자의 눈에 다가오는 이 사물들은 마치 의인화된 대상들처럼 자리한다. 몽당연필, 휴지, 옷핀, 우표, 돌멩이, 속옷, 접시, 보자기 등등의 사물을 고즈넉하고 무심하게 들여다보는 시선이다. 작은 사물, 하나의 대상만이 적막하게 존재한다. 본래의 형태를 가만 부감시켜 줄 뿐인데 그 위로 아주 오래도록 그 사물을 응시한 결과물로서의 침전과 관조가 내려앉아 종이, 인화지의 피부를 물들이고 있다. 작고 가볍고 흔한 이 일상의 사물을 가볍게 놓여져 세상과의 연관성을 지우고 홀연히 고독하다. 그러나 그 사물들 역시 자신의 생애를 보여주고 이런 저런 기억과 상처를 드러낸다. 그것들은 분명 그렇게 존재한다. 사진은 그 존재성을 각인시키는 훌륭한 도구다. 그렇지만 모든 사진이 그 존재성을 증거한다 하더라도 작가들마다 사진마다 존재성이 외화 되는 방식, 느낌은 다를 수밖에 없다. 김수강은 자신만의 방식으로 사물의 존재감, 사물에 대한 자신의 감정과 기억을 보여준다. 그렇게 해서 선택된 매체가 바로 사진이다.

사진은 분명 작가의 의지와 결단에 의해 대상을 찍게 되지만 그 선택의 결과물 안에는 미처 예기치 못한 상황성, 틈이 자리하고 있다. 자신의 의지와는 무관하게 벌어진 ‘사건’을 발견하게 되는 것이다. 그런가 하면 그 틈새에 의도적으로 개입하거나 첨가하는 것이 회화에는 없는 사진작업만의 묘미라고 보는 것이다. 그러니까 작가의 사진에 대한 인식의 하나가 바로 세상과 작가 자신, 작가가 바라보는 대상이랑 작가가 함께 만들어나간다는 점에 있다.
사진은 미술처럼 작가라는 존재 자체의 독점적인 우선권과 권력이 주어지기보다는 불가피하고 필연적으로 주어진 사물, 세계와 그것을 바라보고 이해하는 작가라는 두 관계가 빚어내는 결과물인 것이다. 그리고 그 세계와 작가 사이에 부단히 빠져나가고 새버리는 틈, 할 수 있는 부분과 할 수 없는 부분과의 긴장이 유지되는데 바로 이 그 공모의 관계가 다름 아닌 사진 작업만의 매력인 셈이다. 그리고 이는 좀더 확장해서 생각해보면 우리네 인생과 유사한 점 역시 내재해있다. 우리들의 이 생애 역시도 이미 주어진 불가피한 부분과 우연적인 것, 예측하거나 가늠하기 어려운 부분들의 혼재로 점철되어 있다. 인생의 메타포로서의 이 같은 사진에 대한 인식은 김수강 작업에서 매우 의미 있는 지점이다.

동일한 맥락에서 그녀는 검 바이크로멧 (Gum Bichromate)기법으로 대상들을 건져 올린다. 대학시절 회화를 전공한 탓에 그녀의 사진은 다분히 회화스러운 맛이 있다. 이 맛은 방법론적으로는 앞서 언급한 검 바이크로멧이라는 19세기 프린트 기법으로 형상화된다. 작가는 꼬박 2-3일이 걸리는 인화 과정에서 자신의 마음에 드는 농도와 질감을 끌어내기 위해, 담그고 칠하기를 거듭 반복한다. 이 수공예적인 손 작업은 사진이라는 기계적 매체와 수고로운 손의 노동을 요구하는 프린트 기법과의 만남 아래 가능해진다. 보통의 사진 작업이 촬영과 현상, 인화로 그 과정을 크게 설명할 수 있다면, 검 프린트는 촬영이 끝난 후 밀착을 위한 필름을 새로 만들고, 인화지도 새로 만들어야 한다는 까다로움이 남아 있다.

아울러 물감이 섞인 유제를 바르고 마르기를 몇 번씩 반복한 후에야 비로소 자신이 원하는 이미지를 얻는다. 그것은 기계복제로서의 사진의 간편함과 효율성과는 또 다른 맥락에서 여전히 고전적이면서도 수공적이고 그런가 하면 회화도 아니고 판화나 사진도 아닌, 그 사이 어디선가 서식하는 기이한 중성의 지대에서 미묘한 매력을 발산하는 그런 독특한 아우라를 지닌 이미지로서 자존한다. 사실 이 작업은 상당히 복잡하고 지난한 과정이다. 그것은 곧 수고로움과 인내심, 집중력을 요한다.

작가는 자신의 작업과정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그냥 그 결과물의 느낌이나 그 과정 중에서 몸으로 해내는 과정이 맘에 드는 거예요. 이게 손으로 만져야 되는 일이거든요. 일일이 다 손으로 하고, 나를 거쳐야만 나오고. 나는 그런 것들이 되게 맘에 들어요."
나로서는 그녀의 사진이 보여주는 이 애매함, 모호한 중성의 느낌이 매력적이다.

대상의 진실이나 사실성을 기록하는 것도 아니고 특정한 미감이나 주제를 재현하거나 드러내는 사진도 아니다. 특별히 선택되고 공들여 꾸민 사진도 아니다. 그저 자신의 일상에서 우연히 발견한 사물을 자신의 감성의 결과 감각의 톤으로 슬그머니 올려놓았을 뿐이다. 그런데 그 사진이 자꾸 시선을 헛디디게 한다. 마음 한 켠이 모로 쏠리면서 그 사물과 독대하게 하고 그 존재에 대해 생각하게 한다. 새삼 이미지의 힘에 대해 생각하게 하는 것이다.

박영택 (미술평론•경기대 미술경영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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