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2 - 월간사진 2019년 4월호
P. 12

/ Editor's View /

















                                                              인생에서

                                                          너무 늦은 때는


                                                              없습니다








                                   하나. 80대에 화가가 된 할머니가 있다. 직업은 시골농부. 고등교육은 물론 제대로 미술을 배운 적조차 없다고
                                   한다. 그런 그녀가 여든여덟 살인 지난 2월, 인사동에서 지금껏 그려둔 그림들로 전시를 열었다. 그녀의 그림
                                   에는 농부로 일하면서 보았을 산, 나무, 꽃 등이 등장한다. 소박한 풍경 속 결코 시들지 않은 열정과 젊음이 엿
                                   보인다. 어릴 때부터 손재주가 꽝인 게 콤플렉스였는데, 이참에 문화센터 드로잉 수업에 등록해볼까 하는 용기
                                   가 불끈불끈 솟는다.

                                   둘. 사진계의 패셔니스타인 제이안. 여성사진가협회 회장인 그녀의 스타일은 당췌 나이를 짐작하기 어렵다. 세
                                   상 화려한 액세서리도, 또 러블리한 의상도 그녀가 걸치면 ‘투머치’가 아닌 게 신기할 정도다. 뿐만 아니라 10
                                   대 못지않게 힙합에도 열정적이다. 딸과 함께 힙합 공연에도 갈 정도니, 취향도 스타일도 ‘스웨그’가 넘친다. 더
                                   도 말고 덜도 말고, 딱 젊은 언니!  문득 그런 생각이 든다. 10년, 아니 20년 후 나도 그녀처럼 멋질 수 있을까?

                                   셋. 사진계에는 ‘젊은 오빠’도 있다. 80대인 황규태 작가는 나이가 무색하게 야구모자와 청바지를 즐겨 입는다.
                                   여러 모로 꼰대와는 거리가 멀다. 감각은 또 어떤가. 디지털 이미지들을, 한마디로 갖고 논다. 그 미학적 가치를
                                   인정받아 얼마 전 아라리오갤러리의 전속작가가 됐다. 꾸준히 작품을 만들고 최근에는 전시도 열었다. 젊은 기
                                   자들이 그에게 되려 젊음의 비결을 물었다고 한다. 그런데 그의 대답이 가관이다. 젊음의 비결이 ‘날마다 먹는
                                   햄버거’란다. 믿거나 말거나.




                                   그러니 반성합시다!
                                    평소에 “늙어서 그런 거야~’를 입에 달고 살다면.
                                   “나둬~. 그냥 살던 대로 살래.”하며 새로운 것 앞에서 핑계가 많아진다면.
                                   “요즘 애들은 ~ 쯧” “나 때는 안 그랬는데…”하며 수시로 비교하고 가르치려 든다면.
                                   툭하면 “이 나이에…” “내 나이가 몇인데…” 허구한 날 나이 탓하며 소심하고 재미없게 산다면.
                                   에디터 | 박현희(편집장) · 디자인 | 이정우















              ⓒ 정혜선



                                                                    018
                                                                    018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