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4 - 월간사진 2019년 4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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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으로 다시 쓰는
4월의 역사
4월을 ‘잔인한 달’이라고 했던가. 죽음을 의미하는 한자 때문인지는 몰라도 유독 ‘사’라는 글자가 풍기는
뉘앙스는 부정적이다. 생각해보니, 유독 사건·사고가 많았던 달도 4월이다. 이 땅에 민주주의를 꽃피우
려는 열망으로 가득 채운 함성도, 온 나라를 뒤흔들었던 광우병 파동도, 전 국민을 비탄에 빠트렸던 세월
호 참사도 모두 4월의 일이다. 슬픈 일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세계인권운동의 상징적 존재인 넬슨 만델
라가 남아공 대통령이 된 것도, 남북 평화무드를 조성한 남북정상회담이 열린 것도 연도만 다를 뿐 4월
27일로 똑같다. 수많은 사건이 빼곡하게 차 있는 4월의 달력이 억겁의 시간처럼 느껴진다.
교과서만이 그날의 일을 기록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카메라 또한 그 시간, 그 장면에 있었다. 당시 태어
나지 않았던, 혹은 직접 경험하지 못했던 우리에게 그날의 기억을 상기시키는 건 사진이다. 이번 특집 기
사는 4월의 사건들을 기록했던 텍스트와 사진들, 그리고 이를 재해석한 사진들로 구성된다. 시간을 거
슬러 올라가며 기록과 기억을 더듬어보는 재미가 있을 것이다. 이와 함께 객관적인 기록을 담보로 하는
다큐멘터리 사진의 오늘을 돌아보고, 사진사에서 논쟁을 일으켰던 다큐멘터리 사진가의 에피소드를 읽
어보는 시간도 마련했다. 에디터 | 박이현, 김영주 · 디자인 | 이정우, 김혜미, 서바른, 전종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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