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77 - 월간사진 2019년 4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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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애정과 투자 사이
지금까지 모은 클래식 카메라만 해도 2천 개 이상. 문재철 컬렉터가 말하는 투자 가치,
그리고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클래식 카메라를 구입하는 방법과 보관법.
클래식 카메라 수집, 투자인가 애정인가? 안목을 키우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나? 가치 있는 카메라를 고르기 위한
특별한 방법을 소개한다면
수집에 있어 투자와 순수한 애정은 이분화해서 생각할 수집은 남들이 보지 못한 가치를 알아보는 데서 시작한
수 없다. 애정이 있어야 수집을 시작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 많이 접해보는 것도 중요하지만, 관련된 지식을 충분 희소성, 디자인, 상태, 이 세 가지를 중점적으로 살펴본
하지만 금전적인 여유가 없으면 선뜻 시행하기 힘든 취 히 갖추어야 한다. 카메라 브랜드별 특징과 역사적 맥락 다. 우선 1950년대 또는 그 이전에 생산된 카메라라면
미인 만큼, 투자가치를 생각하지 않을 수도 없다. 지금의 정도는 이해하고 있는 게 좋다. 가치 있는 카메라가 무엇 희소성은 기본으로 가지고 있다고 본다. 특히 전쟁 당시
카메라는 자동화된 생산 설비에 의해 만들어지지만, 과 이 있는지 늘 관심을 기울이며 알아보는 습관도 필요하 에 나온 카메라라면 생산량이 급감하거나 사연이 더해
거에는 렌즈와 부품을 하나하나 장인들이 손수 깎아 만 다. 또 카메라의 상태를 보다 면밀하게 체크하기 위해서 져 희소성이 높아지는 경향이 있다. 예컨대 2차 세계대
들었다. 그래서인지 그 부품들 하나하나가 생명체처럼 는, 메커니즘과 관련된 지식도 가지고고 있어야 한다. 나 전 이후 러시아가 라이카를 8년 정도 몰수했던 시절이
느껴진다. 그리고 카메라에 묻은 수많은 사람들의 손길 역시 카메라를 늘 동작 가능한 상태로 유지하기 위해 수 있었다. 그 시기에 나온 카메라들 중에서 꽤나 좋은 것들
과 사연을 상상해보는 재미도 있다. 그러한 이유로 일단 리 방법을 공부했다. 그런데 그때 습득한 지식이 실제 카 이 많다. 다음으로 중요한 요소는 디자인이다. 주로 독일
수집한 카메라들은 언제나 작동 가능한 상태를 유지하 메라를 구입하기 위해 상태를 보다 정확하게 체크할 때 제 제품의 디자인이 미려한 것으로 정평이 나 있다. 하지
려고 수시로 닦고 매만진다. 그러다 수집한 카메라가 어 큰 도움이 된다. 만 뭐니 뭐니 해도 상태가 가장 중요한 요소로 꼽힌다. 필
디에선가 비싼 가격에 팔렸다는 소식이 들려오면 괜스 름 마운트 여부에 따라 가격 차이가 10배 이상 나기도
레 기분이 좋아진다. 한다. 이미 사람의 손을 거친 제품 중에서는 최대한 수리
클래식 카메라를 오랜 기간 의 흔적이 없는 매물이 좋다. 한 번만 뜯어도 표시가 나기
좋은 상태로 보관하는 노하우가 있다면 때문에 볼트, 너트, 피스 등을 꼼꼼히 살펴보면 수리 여부
디지털카메라도 수집할만한 과거의 렌즈는 접착을 위해 셀락이라는 천연수지를 사 를 알 수 있다. 또 오래된 렌즈는 곰팡이가 잘 생기기 때
가치가 있을까?
용했다. 때문에 렌즈 안쪽에 곰팡이가 번식하기 쉽다. 그 문에 유리알을 꼼꼼히 확인해야 한다.
디지털은 기계적인 특성으로 보았을 때 양산품에 해당 러므로 햇빛에 자주 노출시키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
한다. 클래식카메라의 수집 가치가 상대적으로 높은 이 다. 천 등으로 감싼 채 장롱 안에 장기간 보관한 적이 있
유는 사람의 손을 거쳐 생산되기 때문이다. 렌즈도 마찬 다면 상태가 안 좋을 확률이 높다. 이와 함께 최소 한 달
가지다. 과거에는 렌즈의 오차를 잡기 위해 손으로 깎고 에 한 번 정도는 작동시키는 게 좋다. 수집한 카메라가 많
촬영으로 테스트하기를 반복하면서 굴절을 잡았다. 반 아 하나하나 관리가 힘든 상황이라면, 기계를 이용해 살
“
면, 디지털카메라는 사람의 정서를 담을 여백이 없다. 기 균처리를 하는 것도 방법이다. 또한 보관하는 공간의 습
념품 차원에서는 가치 있을 수 있겠지만, 투자 가치로서 도에서 신경 써야 한다. 특히 제습이 중요하다. 일반적으로 클래식 카메라는 막 디지털 문명
는 한참 부족하다.
을 접하기 시작하는 개발도상국에서 가장 저
렴하게 거래된다. 클래식보다 편리한 디지털
이 주는 피곤함에 대해 아직은 충분히 공감하
지 못하기 때문이다. 반면, 개발도상국에서
벗어날수록 비싼 가격에 거래된다. 대표적으
로 중국이 있겠다. 중국은 갑작스레 GNP가
올라가면서 소위 말하는 벼락부자들이 많이
생겨났다. 그들에 의해서 현재 클래식 카메라
의 가격은 수직상승하고 있다.
“
한정판1 라이터 카메라 한정판2 자이스이콘 콘타렉스 불스아이
2차 세계대전 당시 군에서 사용했던 스파이카메라다. 실제 불스아이(Bull's eye)라는 별칭답게 렌즈 위 노출계의 모양이 ‘황
라이터로도 작동한다. 옆 사진은 구매 직후 카메라에 들어 소의 눈’ 모양을 하고 있다. 콘타렉스는 자이스이콘이 총력을 들
있던 필름을 현상한 결과물이다. 여 개발한 마지막 카메라 모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