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72 - 월간사진 2019년 4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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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한 여행                                  추구하는 스냅사진 스타일이 있다면?
              특별한 인증샷                                 ‘오디너리 오사카(ORDINARY OSAKA)’는 ‘일상의 오사카’ 또는 ‘보통의 오사카’ 정도로 해석할
                                                      수 있다. ‘여행을 일상으로 만드는 평범한 기록’이 평소 추구하는 스냅사진의 방향이다. 비록 처
              _ 한상호                                   음 와보는 여행지이지만, 마치 늘 지나다니던 골목처럼 자연스럽고 편안한 느낌의 스냅사진을
                  (오사카 오디너리)                          추구한다. 그것이 고객에게 특별한 사진으로 기억된다면, 찍는 입장에서도 행복할 듯하다.


                                                      일본 특유의 분위기를 담아내기 위해 어떤 방법을 사용하는가.
                                                      관광객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현지인들이 일상적으로 드나드는 공간에서 촬영하기를 선
                                                      호한다. 촬영하는 동안 일본 현지인들의 생활과 문화를 간접적으로 느낄 수 있을 뿐더러, 그 분위
                                                      기가 자연스레 사진 결과물로 나타나기 때문이다. 그리고 일본을 생각하면 흔히 떠올리는 소재
                                                      들을 배경과 오브제로 적절히 사용한다. 예를 들면 전차, 기찻길, 자전거, 자판기, 코인세탁소, 기
                                                      모노 같은 요소들이다. 이것들을 의도적으로 프레임 안에 위치시킨다. 마지막으로는 색감을 우
                                                      리가 흔히 말하는 일본 느낌, 청량한 푸른빛이 돌도록 보정하는 편이다.


                                                      세로 프레임을 특히 선호하는데 특별한 이유가 있을까?
                                                      인물을 한 화면에 크게 담는 프레이밍을 선호한다. 그러다 보니 얼굴이 잘려나갈 위험성이 있는
                                                      가로 프레임보다는 세로 프레임을 많이 사용한다. 또 다른 이유는 하늘과 땅을 한 프레임에 담아
                                                      내기에 세로 프레임이 더 적합하기 때문이다. 인물의 키가 커 보이는 효과도 덤으로 얻을 수 있다.

                                                      일반인을 대상으로 촬영 하니 모델 컨트롤이 쉽지 않을 듯하다.
                                                      정해진 시간 안에 만족스러운 사진을 찍는 것은 상당히 어려운 일이다. 그러다 보니 처음에 안내
                                                      해 드리는 시간보다 30분에서 1시간 정도 여유있게 촬영하게 된다. 사실 이 시간은 촬영보다는
                                                      대화를 나누는 시간이다. 본격적인 촬영에 앞서 고객과 여행지에 대한 관심사나 이런저런 주제
                                                      들로 대화를 많이 하다 보면 어색함과 긴장감이 사라져 저절로 자연스러운 포즈가 나온다.

                                                      촬영 콘셉트는 어떻게 정해지는가.
                                                      평범한 일상을 담는다는 것을 추구하기에 특별한 콘셉트는 없다. 하지만 장소와 어울리는 의상
                                                      과 메이크업을 요청하고, 그에 따른 소품들을 미리 준비한다. 이 모든 과정은 촬영 전 고객과의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정한다.


                                                      특별히 기억에 에피소드가 있다면?
                                                      일본에 거주하며 스냅사진을 찍다보니 한국인뿐만 아니라 다양한 국적을 가진 고객들을 많이 만
                                                      난다. 일본인 여성 고객이었는데, 그녀는 본인의 어머니가 입던 기모노를 콘셉트로 스냅촬영을
                                                      요청해왔다. 어머니가 손수 입혀준 기모노를 입고 나온 고객과 함께 그녀의 고향으로 갔다. 그리
                                                      고 그녀의 어머니가 젊었던 시절 즐겨 다녔던 장소들을 함께 거닐며 촬영했다. 오사카에서 거주
                                                      하는 나에게도 이날은 새로운 일본 문화를 접할 수 있었던 뜻 깊은 촬영으로 기억된다.


                        “                             스냅사진가를 꿈꾸는 이들에게 조언을 한다면.
                                                      카메라 기술과 인터넷의 발달로 사진을 배우기가 한결 쉬워졌다. 게다가 사진에는 정답이 없다.
                 전차, 기찻길, 자전거, 자판기,                   그러다 보니 스냅사진 시장은 누구나 어렵지 않게 발을 들여놓을 수 있다. 하지만 고객으로부터
                 코인세탁소, 기모노 등 일본을                     비용을 받고 촬영을 한다는 것을 결코 가볍게 생각해서는 안 된다. 페이에 걸맞는 퀄리티를 보장
               생각하면 흔히 떠오르는 소재들을                      해야 하니 어깨가 무겁다. 심지어 생각보다 많은 고수들이 이 시장에 포진해 있다. 스냅사진의 특
               배경과 오브제로 적절히 사용한다.                     성상 야외 촬영이 주를 이룬다. 날씨에 따라, 시간대에 따라, 장소에 따라 변화하는 빛을 계속 연
               이런 요소들을 의도적으로 프레임                      구할 필요가 있다. 나 역시 한 달 동안 같은 장소에 매번 찾아가 시간대별로 빛이 어디에서 들어
                 안에 위치시키면 일본 느낌이                      와서 어디로 떨어지는지를 관찰했다. 비가 올 경우 어떤 대안이 있는지도 열심히 찾아보았다. 결
                       물씬 난다.                         국 지피지기다. 좋은 스냅사진들을 지속적으로 찾아보고, 나만이 구현할 수 있는 특별한 무언가
                                                      를 계속 연구하기를 바란다. 그래야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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