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40 - 월간사진 2019년 4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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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부터인가 ‘다큐멘터리 사진의 위기’라는 말을 종종 듣는다. 미디어 환경이 급변해서, 또는 현실적인 문제
다큐멘터리 때문에, 그리고 더 이상 새로운 소재가 없어서란다. 이런 논리에 따른다면, 다큐멘터리 사진은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는 것이 맞다. 그런데 동시대 사진을 보면, 다큐멘터리 같은데 다큐멘터리 같지 않은 사진들을 발견할 수
있다. 마치 다큐멘터리 형식의 재림을 보는 듯하다. 그렇다면 오늘날의 ‘다큐멘터리 사진’은 과연 무엇일까. 객
지금 여기 관성을 담보로 한다는 과거의 신화는 여전히 유지되고 있는 것일까. 이러한 궁금증을 해결하기 위해 다큐멘터
리 기획자 및 사진가 4인에게 몇 가지 질문을 던져보았다.
참여 | 석재현(아트스페이스 루모스 디렉터) 신웅재(사진가) 홍진훤(사진가, 기획자)
..
크리스토프 타너트(Christoph Tannert, Kunstlerhaus Bethanien 디렉터)
결국 흔해빠진 이야기 : 다큐멘터리, 포토저널리즘 그리고 예술
개인적으로 선형적인 구분을 좋아하지 않는다. 오늘날의 예술은 ‘무한한 가능
성의 총체’다. 트렌드라는 것이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모든 것 옆에 모든 사회적 가치를 담기 위해 다큐멘터리 사진을 한다. 예술이 추구
것이 있다. 앨런 세쿨라(Allan Sekula)의 작업이 좋은 예가 될 수 있다. 그는 하는 방향은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고 교감을 이끌어내는 것이
객관성과 주관성 사이를 오가는 작업을 한다. 텍스트와 이미지를 결합하는 그 다. 여기에 사회적인 현상을 담고 방향까지 제시하는 것이 다큐
의 작업은 새로운 다큐멘터리 형식을 보여준다. 또한, ‘다큐멘터리 사진’ 하면 멘터리 사진이다. ‘사회적 가치를 어떻게 담는지’라는 의도의
기본적으로 정치적인 사건을 이미지화 한 것으로 이해한다. 하지만 최근에는 차이일 뿐, 근본적으로는 다큐멘터리 사진 역시 예술이라고 생
이미지 제작을 정치화하지 않는가. - 크리스토프 타너트 각한다. - 석재현
다큐멘터리와 포토저널리즘의 경계선이 명확하지 않다. 전통적으로 다큐멘터리
Boundary 필요가 있다. 지금의 포토저널리즘은 그냥 단순한 이미지로만 느껴진다. 이렇게
사진은 예술, 그리고 저널은 언론이다. 그런데 그 차이가 유의미한지 생각해볼
된 이유는 사진이 글의 구조를 단순히 따라가기 때문이다. 저널리즘의 목적은 주
요 의제를 만들고 제시하는 것이다. 단순한 사실 보도가 아니어야 한다. 방향과
시선의 문제는 그 다음 논의할 사항이다. 예술이 취한 이미지 구조를 저널리즘이
가져야만 독자들이 공감하게 될 것이다. - 홍진훤
다큐멘터리의 고유한 가치는 ‘누군가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것’이다. 여기서
다큐멘터리 사진의 현재 ‘누군가’란 사회적 약자일 수도 있고, 사회의 주목을 받지 못하는 사람일 수도
있다. 많은 다큐멘터리 사진가들이 이러한 ‘고유 가치’의 영향을 받아 작업을
저렴하지만 고성능을 자랑하는 디지털카메라의 보급과 사진을 시작한다. 사회적 대변자 역할을 꿈꾸면서 말이다. 하지만 녹록지 않은 현실
즉각적으로 보여주는 미디어가 늘어남에 따라 현장 사진을 찍는 은 처음 가졌던 마음가짐을 흔들리게 한다. 우리 사회와 교육 기관은 기준 대
사람들이 어느 때보다 많다. 하지만 범위를 ‘전업’ 다큐멘터리 작 부분을 경제적인 것에 두고 있다. 사회적 가치를 담는 순수한 시도에 용기를
가로 한정한다면, 그 수는 극히 적다. 작업을 발표할 수 있는 매 주는 분위기가 아니다. 현실적인 제약이 많으니 다큐멘터리 작업을 하는 것에
체, 특히 신문과 잡지 같은 아날로그 매체 수가 급감하고 있기 때 더더욱 큰 용기가 필요하다. 또한, 사진이라는 매체의 역할과 특징에 관한 교
문이다. 또한, 앞서 말한 현장 사진가들이 늘어나면서 무료 사진 육도 부족한 게 현실이다. 이러한 복합적인 현상은 매체 환경을 열악하게 만
이 범람하고 있다. 이로 인해 사진작업에 대한 정당한 지급이 이 든다. 이러한 악순환은 다큐멘터리 사진의 가치를 담는 작가들의 수를 줄어들
뤄지지 않고, 그래서 수입이 급감하고 있는 점을 ‘다큐멘터리 사 게 했다. - 석재현
진의 위기’를 말하는 주요 원인이라고 할 수 있다. - 신웅재
다큐멘터리 사진이라고 해서 반드시 사회적으로 변화를 일으키거나 사회적 의
미를 담는 작업일 필요는 없다. 반드시 그런 의무가 있어야 하는 것도 아니다. Present
요즘 시대에는 영상, 유튜브 같은 매체들이 우리 사회에 긍정적인 변화를 일으
키는 역할을 한다. 이런 역할을 하는 매체와 그 구조가 바뀌었기 때문에, 반드시
다큐 작가들이 사회에 기여하는 작업에만 몰두할 필요는 없다. 자신이 바로 보
고, 고민하는 것을 의지대로 표현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 홍진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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